어린 시절, 체육 수업 시간에 물주전자를 들고, 혹은 백묵가루를 돌돌거리며 선을 긋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무줄 놀이가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의 놀이에는 선이 있습니다.
이 선이 의미하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모든 놀이는 아주 단순하고 직관적인 규칙들로 구성됩니다. 차례를 지키는 것, 선을 밟지 않는 것. 이것은 놀이에 있어서 최소한의 규칙입니다. 놀이는 단순히 놀이가 아닙니다. 남들과 같이 하는 놀이에서, 아이들은 '지켜야 할 것'을 배우게 되기때문입니다. 남과 같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지켜야 할 것들, 이것이 놀이에서 세상으로 확대되면 ‘법’ 혹은 ‘정의’, 성경에서는 ‘규례’ 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스포츠맨쉽’은 한 때 ‘정의’와 동격에 가깝게 사용되곤 했습니다. 세상엔 비록 불의가 판치더라도, 어떤 '선' 안에서 행해지는 모든 스포츠에는 규칙이 있었고, 스포츠맨이라면 당연히 그 규칙을 지켜야만 합니다.
결투마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행해집니다. 예를 들어 권투는 상대방을 주먹으로 때려 눕혀야 이기는 경기 입니다. 그러나 종이 울리고 나서 사람을 때리면 ‘반칙’입니다. 링 밖에서 사람을 그렇게 때린다면 이것은 ‘반칙’을 넘어 ‘범죄’가 됩니다. [스포츠와 범죄 사이]에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링(선)’이 있는 것입니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더 종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떻게 경기하는가 입니다.
금밟고 놀이하다가, 한 아이가 외칩니다. "금 밟았어!"
교회에서의 사역도 그렇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선이 있고, 이 선을 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예의도 지키라고 발달한 것입니다. 규칙과 예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살아 있어야 하는 세계, 바로 교회 이어야 합니다.
비록 실상은 그렇지 못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