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롤》은 ‘찰스 디킨스’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리고 후대 사람들이 기억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롤》은 그러나 사실은 심각한 현실 비판의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디킨스가 이 작품을 쓰던 1843년경에는 급격한 경제발전 속에서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 많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의 주인공 스쿠루지는 그러한 탐욕스런 근대인의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1년 12달 쉴새없이 일만 하는데, 크리스마스 전날까지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늦게까지 일합니다. 부하직원 ‘밥’에게는 일하는 것보다도 더 인색한 봉급을 주며, 더 많은 수지를 얻기 위해 쉴새없이 ‘밥’을 다그치고 닦달합니다. 자선단체에서 나온 사람들을 단순히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악담을 퍼붓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빈민원이나 감옥에 처넣을 것이지, 그런 잉여인구를 뭐하러 도와주느냐는 겁니다.
‘잉여인구’라는 단어는 돈이 인간을 평가하는 절대적 가치가 된 시대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가난한 사람은 사회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적선을 강요하는 잉여인구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잉여인구는 어떤 개인적 불행이나 상황 때문에 가난한 것이 아니라 게으르고 방종해서 그렇게 된 것이므로, 빈민원에 수용해 나태해지지 않도록 따끔한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스쿠루지의 주장 인 것처럼, 당시 이기적인 중산계급들의 공통된 생각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제목에서 우리는 이미 뭔가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전날밤을 떠올립니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는 사랑, 축복, 참회, 용서와 같은 인간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연상시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멀리 있던 가족도 모두 가정으로 돌아와 외로운 타지생활을 버텨나갈 사랑을 재충전하고, 손해보지 않으려 무장했던 마음도 누그러져 가난한 이웃을 불쌍히 여기는 연민이 우러납니다.
작가 디킨스는 인간의 마음이 순정을 지향하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택해 스쿠루지를 변모시키려고 합니다. 스쿠루지의 탐욕은 우리들 모두가 갖고 있는 탐욕을 고발하는 것이므로, 스크루지의 변모는 독자들의 변모에서 그 열매를 얻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갑작스런 소원성취는 동화의 세계와 같습니다. 바라기는 이번 성탄절에는 우리 성도님들 모두가 동화 속의 주인공 같은 변화가 나타났으면 합니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