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원조는 페스트균에 의한 14세기 ‘흑사병 (black death)’입니다. 남유럽에서 시작된 흑사병은 유럽 전역을 휩쓸며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만명의 목숨을 불과 6년 만에 죽음의 길로 내몰 았습니다. 흑사병에 감염되면 피부가 검게 썩어 들어 가면서 3~4일 내에 사망하는 끔찍한 전염병을 막기위 해 중세인들은 교회로 달려가 기도를 하고 도시 한복 판에 성모마리아상을 세웠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후에 흑사병의 발원은 중앙아시아 대평원에 살고있 는 들쥐에 기생하는 쥐벼룩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흑사병은 당시 유럽의 크고 작은 전쟁을 종식시키며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습니다.
공포와 죽음의 사신이었던 흑사병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였습니다.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지자 임금이 올라면서 농촌을 버리고 떠나는 농노들이 급증했습니다. 영주의 지배력이 약해지자 중세 농노제도가 해체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흑사병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사회지배층인 지방영 주와 정신적 지주였던 ‘교회’였습니다. 전염병 창궐에 무기력했던 교회의 권위가 흔들리며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열리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이 전염병은 줄곧 인류와 함께 진화하며 역사 의 물줄기를 바꿔왔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북아프리 카까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로마제국 시대, 세균과 바이러스도 그 길을 따라 세계로 퍼져나갔습 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비행기를 이용한 전세계 가 ‘지구촌’이라는 1일 생활권 속에서 전세계가 하루 아침에 급속하게 전염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입니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지나간 뒤, 세상 이 아주 많이 바뀔 것이라는 것입니다. 비대면 사회의 충격적 경험은, 향후 업무·쇼핑·놀이 등 혁신적 ‘스마 ‘트라이프’를 앞당기는 촉매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학교의 온라인 수업으로 빗나간(인성이 결여 된) 학습효과가 걱정 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것은, 비대면 생활의 경 험이 기독교의 “모이기에 힘쓰라”는 말씀과 정면적으 로 충돌하고 있어서 앞으로 교회의 ‘모임예배’가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바이러스를 상대 하는 교회의 모습은 연약하고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 기에 충분했습니다. 믿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앞으로 교회는 세상에게 어떤 역활을 할 수 있을까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