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잔듸밭에 노랗게 핀 꽃이 있습니다. 약을 뿌려도 죽지고 않고 매년 되 살아납니다. 민들레는 따뜻한 햇볕만 있으면 길가의 어디에서나 흐드러지게 피고, 우마차가 지나가도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녀도 다시 일어나 끈질긴 생명력으로 땅 닥에 바싹 달라붙어서 방긋 웃는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일찍 핀 꽃들이 하얀 홀씨가 되어 이리저리 앉을 곳을 찾아서 날아다니는 민들레꽃을 보면 열심히 사셨던 부모님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민들레의 별명은 '구덕초'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흠모하는 아홉 가지 덕을 갖추었다하여 얻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제1덕은 민들레는 앉은 곳에서 꽃을 피우는 억척스러움으로 모진 환경을 이겨냄이 있고,
제2덕은 뿌리를 뽑아 몇 날을 방치하거나, 뿌리가 상해도 심으면 싹이 나는 생명력이 있고,
제3덕은 한 뿌리에서 한 송이씩 차례를 기다렸다 꽃을 피우는 장유유서가 있고,
제4덕은 밤에 꽃잎을 닫고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면 꽃잎을 닫아 명암과 천기를 알고, 선악을 헤아리는 지혜가 있고,
제5덕은 꿀이 많고 향이진해 멀리서 까지 벌들을 끌어들이는 정이 많고,
제6덕은 새벽 먼동이 트면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시계와 같은 정확한 근면함이 있고,
제7덕은 홀씨는 제각기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자수성가하여 군락을 이루는 모험이 있고,
제8덕은 민들레 하얀 즙이 힌 머리를 검게, 종기와 학질을 고치는 치유함이 있고,
제9덕은 여린 잎은 쌈으로, 삶아 나물로 먹고, 유즙은 음료에 섞어 쓴맛을 내서 마셨으니 살신성인까지 갖춘 것이 민들레라고 합니다.
하찮은 들꽃인 민들레를 보면서, 구덕초가 되기까지 모진 고통과 상처가 있으면서 까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던 아버지, 어머니가 계셨기에 지금 우리가 민들레처럼 방긋 웃고 살아가고 있구나를 깨닫습니다.
우리의 부모님이 여기까지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오셨다면, 우리도 제2의 홀씨가 되어 멀리멀리 날아가야 할 영토가 어디인지요? 민들레신앙을 가지고 날아가 하나님의 꿈, 부모님의 꿈을 멀리 퍼트립시다.
저희들에게 민들레 홀씨가 되어주신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