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힘(power)도 지위(status)도 아니다. 또한 리더십은 꼭 전문가(specialist)라고 할 수도 없다. 물론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의 대가가 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그럴 경우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리더십은 오케스트라 전체의 하모니를 이끌어 내는 심포니의 지휘력을 요구한다. 또한 엘리트(elite)도 꼭 리더라고 볼 수는 없다. 엘리트는 자신이 성공하는 사람이지만 리더는 남을 성공시켜 주는 코치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십의 기준은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른 사람이 위대한 일을 행할 수 있도록 도왔느냐로 판단하는 것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신이 꽃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알의 밀알로 썩음으로써 다음 세대가 열매를 맺게 해주는 것이다. 결국 리더가 된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화려한 길이 아니라 끝없이 자기를 포기하는 형극의 길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런 리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인스턴트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는 리더도 라면처럼 급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인간의 생각으로 급조하면 사울 왕 같은 비참한 지도자가 나온다. 진 에드워드는 『세 왕 이야기』라는 책에서 사울과 다윗은 처음 시작할 때는 둘 다 능력도 비슷했고 겸손하게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둘의 차이는 오직 하나, 사울은 광야를 거치지 않고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급조된 리더였기 때문에 그의 지위가 그를 파괴해 버렸다. 그러나 다윗은 태양 같이 젊은 20대를 광야에서 사울의 광기에 찬 추적을 피해 도망다니며 보냈다. 광야를 통해 하나님은 다윗 속에 자리하고 있던 제2의 사울을 죽여 버리신 것이라고 했다.
하나님은 광야를 통해 다윗을 겸손하게 하시고 그의 영성과 인격을 깊게 하는 리더십 훈련을 시키신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 통일 이스라엘 왕국의 기초를 놓는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
–칼과 칼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