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람과 롯은 3촌간입니다. 그러나 일찍 부친을 여왼 조카 롯을 데리고 머나먼 객지에서 동고동락한 아브람에게 있어 롯은 한 골육이며 형제간이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들 사이의 분쟁은 이방 족속들에게 수치거리가 아닐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아브람은 이방인들로부터 당하게 될지 모를 부끄럼과 조롱을 미연에 방지할 목적으로 그들의 목자들에게 서로 다툼을 멈추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이처럼 믿음의 형제들 사이에도 때로는 불화의 분쟁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럴 때 주의 백성에게 요구되는 것은 솔선해서 다툼의 원인을 제거할 줄 아는 지혜와 분쟁을 조절할 수 있는 겸양과 양보와 화해일 것입니다.
아브람은 지금까지 롯의 신앙이 자기와 같은 줄 알았겠죠. 그러나 목자들끼리 싸우는 가운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롯의 마음속에는 삼촌 아브람이 하나님의 말씀에만 모든 것을 거는 것이 불만이엇을 것입니다. 즉 롯은 하나님의 말씀이 너무 강조되어서 자신의 자율성이나 선택이 제한 될 뿐만 아니라 너무 좁은 공간에 몰아넣어서 고생시킨다고 생각했을 수 있었습니다. 롯에게 있어서 아브람의 신앙이 성숙한 신앙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너무 편협적이고 융통성이 없어 보였졌던 것입니다.
사실 아브람도 롯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세대차이도 있지만 신앙관의 차이가 두 사람의 틈새를 벌리게 하기에 충분 합니다. 롯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 말씀 안에 가두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젊었고 패기만만했습니다. 아브람은 롯을 설득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아브람과 롯은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아브람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롯만은 자신의 신앙을 따를 줄 알았는데, 그러나 롯의 노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곤 아브람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에 빠졌습니다. 이렇듯이 신앙의 길은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나 형제, 친구도 이해해주지 못하는 좁은 길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