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삶 가운데 폭풍은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오고, 그것이 어떤 이유로 출발하던지와 상관없이 폭풍을 통과하는 우리들에게 ‘당황스러움’ 과 ‘두려움’을 제공합니다. 폭풍을 통과할 때 대체적으로 물을 여유도 없지만, 물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가?’ 입니다. 그 질문은 답이 없을 수도 있고 답을 찾는다 하여도 폭풍을 통과하는 우리에게 전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런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는 폭풍을 직면하지 않고 피해가려는 좋지 못한 태도를 가지게 됩니다.
얼핏 보면 제자들이 만난 문제는 폭풍우와 그로 인한 고통 인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 성경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제자들에게 닥친 ‘고난(어려움)’에 대한 묘사는 아주 짧습니다. 오히려 그런 폭풍속에 등장하는 예수님을 대하는 제자들이 ‘무서워하여 소리 지르며 유령이라 여겼다’ 고 소개합니다.
환자에게는 지금 고통을 느끼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있는데, 그것은 ‘과연 이 병이 나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주님은 우리를 고치실 뿐 아니라 그저 우리 곁에 계시는 친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아시지요. 연약함, 수치, 흔들림, 유혹…, 그래서 그것을 공감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천천히 떠올려 보면, 그 분은 ‘힘’ 대신에 ‘공감’을 택하셨습니다. 낮아짐과 포기를 통해 ‘같아짐’의 공감을 끌어내셨습니다. 예수께서는 폭풍을 뛰어넘고 잔잔케 할 능력이 되어 주시기 보다는, 공감의 힘으로 우리 모두를 버티게 하여 폭풍을 지나가게 만드는 열쇠가 되어 주시기를 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