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6 장 7절~9절에 등장하는 두 마리의 암소는 울부짖는 송아지를 집에 두고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떼며 울며 갔고 수레를 메어 보지 않은 목에 수레를 메고 좌로도 우로도 치우침 없이 ‘벧세메스’로 갔으며 도착한 후에는 번제물로 드려지는 암소의 운명을 봅니다. 이 말씀을 상기할 때마다 나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나도 하나님 앞에 이런 암소의 운명처럼 살고 싶다고 고백하고 목사가 되었고, 내 할 일을 마친 뒤에 번제물로 드려져도 좋다고, 그렇게 하나님께 순종하고 싶고 헌신하고 싶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인지 나도 모르게 직분을 벼슬로 생각하고, 스스로 낮아지고 섬기는 자리에서 높이 받고 대접받는 자리에 있기를 즐거워했습니다. 목사는 말씀으로 성도님들을 섬기는 것이고 몸으로 섬기는 것은 성도들의 몫으로 여겼고, 굿은 일이나 땀 흘리는 일은 직분자들의 몫이라고 여겼습니다.
나는 오늘 본문의 ‘벧세메스’로 가는 암소가 끌고 가는 무거운 수레와, 어린 송아지를 떼어 놓고 가는 암소의 고통스런 마음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 수레는 영광의 짐이었고, 송아지를 떼어 놓고 떠나는 어미 소의 눈물은 세상과 결별하면서 흘렸던 회개의 눈물이었던 것을 알기에…, 지금의 나는 쓰임 받기에 너무 부족하여 회개가 나옵니다. 목회자의 길이 눈물 없이, 피 없이 갈 수 없는 길임을 다시 확인하며 그 길을 다시 갈 용기를 구합니다! 무엇으로 하나님께 헌신해야 할지?
왜, 이렇게 나는 무능하고 할 수 있는 게 없는지…? 무지하고 못나고 부족한, 내가 아무것도 드릴 게 없는, 나는 하나님 앞에 죄송하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