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역자님께 드립니다.
태국 북부와 미얀마의 동북부는 우기가 집중되는 기간입니다. 저들은 우기마다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대처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자신들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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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카렌족 투쟁에 앞장서 온, 고 ‘보미야 장군’의 아들, 현 카렌족 부사령관 ‘뗄레미야’장군이 지난 8월 3일 48세로 전방 진지에서 코로나로 죽었습니다. 이제 소수민족들은 경험해 본 적 없는, 보이지 않는 적 코로나와도 싸워야 합니다. 샨주와 카레니주의 학교들은 1년 넘게 문을 닫은 곳이 대부분이고 개학한 학교들에는 지역의 관리 자제들과 미얀마족 아이들만 등교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우리 치앙뚱 아버지집과 타칠렉 옹기장이집, 나꼬무 아버지집 아이들도 일 년 넘도록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작은 공간 안에서 스스로 공부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난 3주 전, 싱가포르 교회에서 보내온 식량과 의약품, 여러 필요한 것들을 밀림에 있는 난민들에게 보낸 후, 현지로 가는 길은 모두 막혔습니다. 태국과 미얀마의 급속한 코로나 확산 때문입니다. 난민촌으로 들어가지 못한 저들은 밀림에 또 하나의 난민촌을 세워가는 상황이고 태국과 미얀마 정부는 자기들 정권 지키기에만 급급합니다. 단지 우기의 자연이 베풀어준 죽순과 야생 나물과 열매, 파충류를 통한 은혜에 저들은 허기진 삶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자기 마음껏 누리지 못함이 불만인 자가 있고 더는 추락할 곳이 없는 막다른 곳에서 생명을 위한 처절한 싸움을 하는 자가 있습니다. 총구의 목적도, 총알이 날아온 곳도, 왜 집을 버리고 밀림으로 들어와야 하는지, 그리고 왜 멀쩡한 사람이 죽어가는지도 모른 채, 힘 겨루기 하는 자들의 갈등의 파편에 의해 고통 당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검사도 치료도 백신도 없는 코로나와 싸우는 우리의 이웃들을 기억하며 기도해주시길 원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는 주님 앞에서 감사하는 성도들이 되길 기도합니다.
정도연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