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이번 겨울 첫 눈 같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함박눈이 소담스럽게 내리는 모습은 하늘의 축복을 내리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한 해를 힘찬 비상의 날개로 시작하는 우리 시카고교회를 향해 주님이 베푸시는 선물 같은 포근함이 느껴지는 눈이었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눈이 내리면 온 사방이 하얀 세상으로 변해버린 세상, 그 옛날 공해 오염이라는 단어들이 생소하기만 했던 그때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눈을 받아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의 어린 시절은 서울에서 보냈지만 저희 집에 눈이 내려 흙 마당을 덮으면 올해 농사는 풍년이 올 것이라 행복해하시던 어른들의 이야기도 기억납니다.
하얗게 내리는 눈은,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를 기억하게 하는 눈으로 자주 인용되곤 합니다. 주홍빛 같은 우리 죄를 흰 눈 같이 깨끗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떠올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님의 사랑은 대지를 덮은 눈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린 눈은 언젠가 햇살이 나오면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우리의 허물을 덮은 주님의 사랑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눈길을 걸을 때면 제 가슴 속에도 예수님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이 깊어지기를 기도하곤 합니다. 주님의 긍휼을 가슴에 채우고 주님의 십자가를 잠시만 생각해도 그 앞에는 미워할 사람이나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 한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결핍이란 것이 더 가지지 못함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으로 채우지 못함으로 오는 ‘영적빈혈증’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 한 분으로 만족하게 되면 세상이 사라져도 행복한 것이요, 예수님으로 채우지 못하면 세상을 얻는다 해도 어느 순간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찌할 수 없는 허무감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2021년을 시작하면서 하늘에서 눈이 내린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 성도님들 삶에 하늘로부터 충만한 은혜로 찾아오시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우리 영혼은 하늘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고 그 때 주님이 주시는 은혜로 영적으로 비상하는…, 힘차게 솟아오르는 시카고교회와 성도님들의 신앙생활이 되어지길 기원합니다.
우리 주님의 복음이 땅끝까지 선포되어 사람들마다 하나님의 고귀한 형상을 회복하여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로 세워지기를 기원합니다.